성장 서사는 주인공이 유년기나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를 말한다. 독일어 ‘Bildungsroman(빌둥스로만)’에서 유래된 이 개념은, 개인의 정신적·도덕적 성숙이 서사의 핵심을 이룬다는 점에서 문학,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서사 형식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주인공은 내적·외적 갈등을 겪으며, 좌절과 실패, 깨달음, 선택의 과정을 통해 자기 인식과 정체성 확립, 혹은 사회적 통합이라는 결과에 이른다. 단순한 연령의 증가가 아니라, ‘자아의 형성’이 핵심 목표다.

특징

1. 내면 중심 서사
외적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 변화와 자아 발견에 중점을 둔다. 내면의 고뇌, 가치의 재구성, 인간관계의 갈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2. 통과 의례적 구조
사건은 종종 ‘통과 의례(rite of passage)’의 형식을 취한다. 즉, 고통스러운 체험이나 시험을 거쳐 한 단계 높은 자아로 나아간다.

3. 교육적 요소
가르침, 멘토와의 만남, 독서, 여행, 실수 등을 통해 주인공은 성찰을 이끌어내며, 이는 인간의 정신적 성숙이라는 보편적 주제와 결합된다.

4. 현실과의 긴장
주인공은 종종 개인적 가치와 사회 규범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그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핵심 동력이 된다.

대표 사례

  • 문학: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성장 서사의 원형으로 간주되며, 청년이 예술과 삶 사이의 갈등을 조율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도 대표적인 영국식 성장 서사다.
  • 영화: *D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는 청소년기의 자아 발견과 저항, 성찰을 중심으로 성장의 서사를 전개한다.
  • 한국 문학: 황순원의 『소나기』는 비록 짧지만 소년이 겪는 감정의 첫 경험과 상실을 섬세하게 그린 성장 서사로 해석된다.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시리즈는 가족, 우정, 첫사랑, 사회 구조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등장인물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변형과 확장

최근에는 고전적 성인식 중심에서 벗어나, 여성 성장 서사(female bildungsroman), 퀴어 성장 서사, 사회적 소수자의 성장 이야기 등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는 정체성, 젠더, 사회적 억압 등의 문제를 반영하는 동시대적 경향으로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