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야기는 누군가를 향해 있습니다. 사랑 고백이든, 광고 메시지든, 브랜딩 전략이든, 그 중심에는 반드시 ‘전하고자 하는 대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이 대상을 흐릿하게 처리합니다. 그 결과, 누구에게도 진짜 닿지 않는 이야기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스토리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확실한 상대’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려줄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는 한, 이야기는 중심을 잃고 표류하게 됩니다.

확실한 상대를 정하라

‘모두’를 향한 메시지는 결국 ‘아무도’에게 닿지 않는다

자신의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집니다. 그래서 자주 이런 함정을 만듭니다.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예요.” 하지만 ‘모두에게 공감받는 이야기’라는 말은 ‘아무도 뜨겁게 반응하지 않을 이야기’라는 뜻과 다름없습니다.

인간의 뇌는 ‘나에게’ 관련 있는 정보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서 콘텐츠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그 사람’만을 겨냥해야 합니다. 실제로 특정한 누군가를 상상하며 쓰는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에 몰입하는 이유도 바로 그 주인공의 감정에 자신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사람은 누구입니까?

스토리를 만들기 전에 꼭 답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 이 이야기를 듣고 ‘변화’하길 바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 사람은 지금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 그 사람이 지금껏 왜 변하지 못했을까?
  • 나는 그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싶은가?

이 네 가지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강력합니다.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야기는 뼈대를 갖게 됩니다. 그 사람의 일상, 감정, 가치관에 맞닿은 메시지만이 진짜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잘못된 대상을 설정하면 스토리는 실패한다

어떤 사람이 “제가 만든 콘텐츠는 지식에 관심 많은 20대에게 향합니다”라고 말한다고 해봅시다. 이건 너무 포괄적입니다. 20대 중에도 수많은 관심사가 있고, 지식에 대한 니즈도 천차만별입니다. ‘지식을 좋아하는 20대’가 아니라, ‘자기계발에 불안함을 느끼는 지방대 졸업 예정자 중, 마케팅 직무에 관심 있는 취준생’ 정도로 좁혀야 구체적인 메시지가 가능합니다.

마치 연애와도 같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꽃다발을 들이밀며 사랑 고백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콘텐츠 제작자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 사람’을 알고 싶다면, 공감부터 시작하라

확실한 상대를 정하는 방법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하루에 겪는 일, 밤에 잠 못 드는 이유, 작은 기쁨, 가장 두려워하는 것, 그리고 그가 듣고 싶은 말을 고민하면 됩니다.

이건 데이터를 넘는 감정의 언어입니다. 설득이 안 되는 이유는 대부분 공감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훈련이며, 스토리의 뿌리가 되는 정서입니다.

‘하나의 마음’을 설득해야 ‘모든 마음’에 닿는다

진정한 스토리텔러는 군중을 바라보는 대신, 단 한 사람을 향해 이야기합니다. 그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흔드는 이야기는,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누구를 향하고 있나요? 아직 모른다면, 지금 당장 그 사람을 정의하세요. 이름을 붙이고, 나이를 설정하고, 감정을 들여다보세요. 그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일 때, 비로소 이야기에는 생명이 깃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