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설득하고, 무언가를 전달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때로는 고객에게, 때로는 동료에게, 때로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그런데 아무리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설명을 내어놓아도 상대방이 마음을 열지 않는 순간을 경험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간은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사람을 움직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항에서의 불편을 안내 방송으로 정당화하려 했던 한 사례를 떠올려 봅시다. 비행기 지연과 공사 중이라는 명백한 사실들을 아무리 설명해도, 그 메시지는 사람들의 짜증과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공항 측은 자신들의 입장만을 말했고, 승객의 입장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과 연결되지 않는 말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토리의 힘이 등장합니다. 스토리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을 자극하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합니다.
스토리는 인간의 본능이다
스토리는 단지 마케팅 도구가 아닙니다. 인간의 진화와 뇌 구조에 깊이 뿌리내린 생존 전략입니다. 우리가 수많은 정보 중 의미 있는 것을 선별하고 반응하는 방식 자체가 이야기 구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고, 왜 벌어졌으며, 그래서 나는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 바로 ‘스토리’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변화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브라질의 ‘불멸의 팬’ 캠페인을 생각해 보세요. 장기 기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축구 팬’이라는 열정적인 스토리에 연결시킴으로써 수만 명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장기 기증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논리나 도표가 아니라 감정과 스토리가 행동을 유발한 것입니다.
이 사례는 우리가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 먼저 그 사람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상대의 스토리와 연결되지 않는 메시지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여러분의 메시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내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메시지는 훌륭합니다. 부족한 건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토리’의 부재입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입니다. 당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곧 잊혀질 수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는지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야기하는 존재입니다
비즈니스든 교육이든, 브랜딩이든 인간관계든, 결국은 스토리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 나누는 대화, 쌓아가는 콘텐츠 속에는 언제나 이야기의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를 더 잘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깊이 연결되고,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세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구의 삶과 맞물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세요. 그것이 바로 살아남는 스토리의 시작입니다.
#참고 <스토리만이 살길> 1-1. 스토리만이 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