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브랜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고, 우리 제품은 누구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왜 고객들은 알아주지 않을까요? 왜 우리의 가치는 전달되지 않고, 매출은 제자리걸음일까요? 브랜딩과 마케팅의 세계에서 많은 분이 이런 근본적인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바로, 당신과 고객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간극’ 때문입니다.

마케터의 스토리 문법

모든 비즈니스는 하나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가진 가치,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간단한 목표 앞에는 언제나 건너기 힘든 강처럼 ‘간극’이 존재합니다.

기업과 고객 사이의 간극,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의 간극, 리더와 직원 사이의 간극. 이 간극을 성공적으로 잇는 사람만이 비즈니스라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더 잘 팔고, 더 좋은 인재를 데려오고,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것입니다. 이 간극을 잇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다리를 건설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왜 번번이 다리 건설에 실패하는가

문제는 우리가 그 다리를 짓는 데 너무나 서툴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고객의 주의를 끌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그들을 우리 브랜드의 추종자로 바꿔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들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고객 앞에서 일방적으로 떠들고, 화려한 스펙과 데이터를 나열하며, 자극적인 팝업 광고로 잠시 눈길을 끄는 데만 집중합니다.

이런 방법들은 조잡하고 임시적인 다리에 불과합니다. 수많은 정보와 혜택을 나열한 발표 자료는 고객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기업 이념이 적힌 머그잔은 직원들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합니다. 이런 썩은 자재로 지은 다리는 작은 미풍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우리는 영원히 간극의 이편에서 저편을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뇌를 해킹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스토리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튼튼한 다리를 놓을 수 있을까요? 고객의 주의를 단숨에 사로잡고, 마음에 강력한 영향을 미쳐, 그들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을 방법은 없을까요?

정답은 바로 ‘스토리텔링’에 있습니다. 훌륭한 스토리를 들을 때, 우리 뇌에서는 특별한 화학 작용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내러티브 이동 효과(narrative transportation)’를 경험하게 됩니다. 듣는 사람은 이야기 속 캐릭터에 공감하며 자신의 경험을 채워 넣고, 화자와 메시지 사이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집니다. 이 순간, 단순한 ‘주의 집중’은 그보다 훨씬 강력한 ‘매료’의 상태로 거듭납니다.

스토리는 딱딱한 사실과 데이터가 결코 해낼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열고 생각을 바꿉니다. 냄새를 맡아보지 않고도 향수를 사게 만들고,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도 그 식당에 가고 싶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가 가진 거부할 수 없는 힘이며, 가장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다리를 건설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껌 하나로 증명된 스토리의 막강한 힘

한때 껌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엑스트라’는 어느 날 위기를 맞았습니다. 매출은 계속해서 줄어들었고,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엑스트라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처음엔 제품의 특징인 ‘오래 지속되는 향’을 더욱 강조하는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논리가 아니라 무의식의 영역에서 껌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엑스트라는 전략을 완전히 바꿉니다.

그들은 제품의 특징을 알리는 대신, ‘함께 나눈다’는 인간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를 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후안과 세라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풋풋한 고등학생 시절의 만남부터 첫 키스, 다툼, 그리고 성인이 되어 겪는 위기와 감동적인 청혼까지, 이 2분짜리 영상은 껌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껌은 그저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에 슬쩍 등장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은 후안과 세라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추억을 떠올렸고, 그들의 사랑에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영상은 1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하락하던 엑스트라의 매출은 극적으로 반등했습니다. 스토리가 제품의 기능을 넘어 더 큰 가치와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냈을 때, 비로소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간극은 완벽하게 이어진 것입니다.

당신의 비즈니스에도 이런 강력한 스토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제 딱딱한 사실의 나열을 멈추고, 당신의 브랜드가 가진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 때입니다. 그 이야기가 바로 고객의 마음을 열고 당신의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 가장 튼튼한 다리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