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줄지어 선 매대, 입에 닿는 순간 ‘톡’ 하고 깨지는 달콤함. 탕후루는 어느 날 갑자기 전국의 거리와 SNS를 점령하며 떠오른 스타 디저트였습니다. 그러나 그 인기는 채 1~2년을 넘기지 못한 채 빠르게 시들어갔습니다. 이 사례는 소비자 유행을 과신한 마케팅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유행의 정점에서 과잉 진입까지

탕후루의 인기 폭발은 SNS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비주얼 맛집’, ‘ASMR 식감’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눈과 귀를 만족시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유행의 중심에 있던 것은 ‘경험의 독특함’이지 브랜드의 힘이나 품질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자영업자들이 앞다투어 탕후루 매장을 열기 시작했고, 전국 주요 상권에는 동일한 디저트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이로 인한 공급 과잉은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고, 매장 간 출혈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탕후루 마케팅 실패의 교훈

브랜드 철학 없이 콘텐츠만 소비된 상품

탕후루는 유행의 중심에 있었지만, 브랜드화에는 실패했습니다. 각 매장마다 동일한 제품, 비슷한 포장, 동일한 SNS 홍보 콘텐츠가 반복되며 차별성을 잃었습니다. 소비자에게 감동이나 신뢰를 주는 스토리, 혹은 브랜드만의 세계관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는 탕후루라는 상품을 소비했을 뿐,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지 못했고, 유행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건강 이슈와 인식의 변화

설탕을 듬뿍 입힌 과일이라는 제품 특성상, 탕후루는 비주얼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요 타겟으로 했던 탕후루는 학부모들의 비판을 받았고, ‘몸에 좋지 않다’는 여론이 점점 퍼졌습니다.

SNS와 미디어를 통해 관련 정보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단맛 뒤에 숨겨진 당 섭취량과 건강 위험성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화된 경험 설계

탕후루는 ‘보기 좋고 달콤한 음식‘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했지만, 제품을 둘러싼 전체 경험 설계에는 미흡함이 많았습니다.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변주나,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없었습니다. 한번 먹고 나면 ‘한 번쯤 해본 경험’으로만 남아버리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사라진 매장, 사라진 기억

탕후루 매장은 2022~2023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2024년부터 급격한 매장 폐점이 이어졌습니다. 이는 공급자 중심의 확장 전략이 수요자 중심의 소비 패턴과 맞물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억에 남는 브랜드 없이 ‘그때 그 시절의 유행’으로만 소비된 셈입니다.

탕후루는 단기간 강력한 인기를 끌었지만,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 원인은 명확합니다.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 없이 유행과 비주얼만을 앞세운 마케팅, 그리고 장기적인 고객 경험 설계의 부재입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단순히 눈에 띄는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이 필요합니다. 브랜드는 결국 감정의 연결과 이야기의 힘으로 소비자와 만나야 합니다.

탕후루 마케팅 실패의 교훈